연산군 3

조선 왕릉(70) : 제3구역 선정릉(1)

선정릉(宣靖陵, 사적 199호)을 외국인과 함께 방문하면 그야말로 놀라는데 이유는 한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데다 복잡한 도심의 한복판이라고 알려진 강남구 삼성동에서 무려 72,778평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이 숲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봄가을의 소풍객, 마음의 여유를 위해 산책길에 오른 삼성동 일대의 회사원, 답사객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데 사실 서울에서 가장 부동산 가격이 비싼 곳에 위치했음에도 선정릉에 대한 내역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지하철 선릉역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선릉에 제9대 왕인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가 모셔져 있다는 것은 더더욱 모른다. 일반적으로 성종의 아들 중종의 묘도 함께 있으므로 선정릉이라고 하는데 지하철 역 이름이 선릉역이라는 것은 선릉이 보다 잘 알려졌다는..

조선 왕릉(31) : 제2구역 서오릉(10)

학자들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약을 제조했다고 추정한다. 사실 한약재만으로 사람을 죽이는 독극물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상이나 수은처럼 확실한 즉효성 독약이 있는 반면 부자, 초오, 천오두, 천남성 등도 즉효에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행인, 마황, 반하, 파두 등도 후보자다. 일부 학자들은 구하기 힘든 것을 사용하기보다는 비상이나 초오를 사약의 재료로 응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가장 큰 의문은 정말로 급사하느냐인데 자료에 의하면 천차만별이다. 상당한 량을 복용하고도 사망에 이르지 않는 사례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를 보면 바로 즉사하게 만드는 극약계열보다는 서서히 죽게 만드는 형태의 약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신체를..

조선 왕릉(28) : 제2구역 서오릉(7)

연산군의 어머니이자 그녀의 며느리인 윤비(尹妃)의 초창기는 매우 좋았다. 원래 성종의 부인은 한명회의 딸인 공혜왕후였으나, 성종의 왕비인 공혜왕후가 몸이 약하고, 결혼 후 6년 가까이 아이가 없어 신하들이 후궁을 들일 것을 청해 숙의 윤씨가 궁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궁에 들어온 지 1년 후 공혜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성종은 따로 중전을 간택하지 않고 후궁인 숙의 윤씨를 중전으로 승격시켰다. 당시 숙의 윤씨는 임신 6개월이었다. 중전이 된 후 아들을 낳았는데 바로 연산군이다. 성종은 적장자인 연산군을 원자로 책봉하였다. 그런데 인수대비와 윤비는 물과 기름사이가 않을 수 없었다. 인수대비는 남다른 지식인이지만 윤비(尹妃)는 『내훈』의 법도와는 다소 거리가 먼 여인이라는 점이다. 사실 시어머니가 남다르게 인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