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이 궁극적으로 양녕을 폐세자하는 빌미로 삼은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태종 10년(1410)에 명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자리에서 만난 봉직련이라는 기생과 염문을 일으키더니 그의 행동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막나가기 시작했다. 몰래 궁궐 담벼락을 넘어 여자를 찾아가기도 했고 여자를 궁궐에 끌어들이기도 했다. 더욱이 태종을 놀라게 한 것은 초궁장이라는 기생과도 관계했는데 그녀는 태종의 형이자 상왕인 정종의 여자였다. 이 사건은 양녕이 초궁장이 상왕의 여자라는 것을 몰랐다고 발뺌하여 초궁장이 쫓겨나는 것으로 무마되었다. 또한 세자의 매형인 이백강과 관계있는 칠점생과도 놀아났다. 태종은 세자의 측근들을 벌주거나 상대 여자들을 처벌하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세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이들을 비호하는데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