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빈 5

조선 왕릉(58) : 제3구역 의릉

의릉(懿陵, 사적 204호)은 제20대 경종(재위 1720∼1724)과 계비 선의왕후(1705〜1730) 어씨의 능(陵)으로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에 있다. 숙종의 아들로 어머니는 한국 역사에 큰 파란을 일으킨 희빈 장씨다. 일반적으로 경종을 비운의 왕이라 부르는데 경종의 생애가 어릴 적부터 편치 않았다는 것에 기인한다. 경종이 폐비 장희빈의 소생인데다 정치적으로는 남인계에 속한다는 점 때문에 송시열(宋時烈) 등 당시 정치적 실세였던 서인 세력들의 극렬한 반대에 봉착했다. 그러나 아버지 숙종은 신하들의 벌떼와 같은 항의에도 불구하고 경종을 세자에 책봉했다. 이 때문에 경종의 세자 책봉을 반대하였던 송시열은 사사되었고 서인은 실각하였다. 어머니 희빈 장씨가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어린 시절에는 총명함이 뛰어난..

조선 왕릉(26) : 제2구역 서오릉(5)

다소 정리하여 설명하면 장희빈 사건이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이유는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지지자들이 두 왕비를 둘러싸고 기득권을 차지하려고 모든 방법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우선 김만중의 손자 김춘택 등을 중심으로 인현왕후 복위 운동을 거세게 벌였다. 여기에서 숙종의 처신이 중요한 변수인데 놀랍게도 숙종이 장희빈의 거친 성격에 실망해서 인현왕후를 복위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를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하지 않고 숙종의 철저한 계산에 의해 장희빈을 재단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한마디로 숙종이 서인들의 권력에 의심을 가지면서 장희빈을 지지하던 남인 세력을 우대했으나 권세를 잡은 남인들도 왕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권력을 행사하자 이를 제거해야할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숙종이 자신의 왕권 유지의 절대..

조선 왕릉(23) : 제2구역 서오릉(2)

장희빈은 한국 사극에 등장하는 역사인물 가운데 가장 논쟁이 뜨거운데 이는 그처럼 다룰 수 있는 많은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쟁적인 인물은 진면목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데 과장과 포장이 난무하며 더불어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녀는 조선 숙종 때에 펼쳐진 격렬한 당쟁 한복판에 있었다. 당시 서인과 남인, 노론과 소론,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린다는 것이 핵심인데 특히 서인, 그 가운데서도 노론은 장희빈을 희대의 악녀로 몰았다. 그들의 큰 스승 송시열 등이 장희빈의 왕비 책봉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 김향은 『악녀의 세계사』에서 역사적으로 악녀라 불리는 42명을 꼽았는데 이 중에 한국인으로는 조선조 태종 이방원의 ..

조선 왕릉(22) : 제2구역 서오릉(1)

조선왕릉의 제1구역인 서울시 동북쪽을 거친 후 서북쪽인 제2구역을 향한다. 이곳은 서오릉(사적198호), 서삼릉, 온릉, 파주삼릉(공순영릉), 파주장릉, 김포장릉 등 14개 릉이 분포되어 있다. 제일 먼저 5개 릉이 모여 있는 서오릉으로 향한다. 서오릉은 행정구역상 경기도 고양시에 있지만 서울의 서북지역과 매우 가까워 교통이 매우 편리한 지역에 있는 유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서오릉은 세조의 맏아들이자 왕세자였던 의경세자(추존 덕종)가 20살에 요절하자 풍수지리에 따라 길지로 추천된 이곳을 세조가 친히 거동하여 경릉의 능지로 정하면서 비롯되었다. 경릉 이후 이곳에는 덕종의 아우 예종과 안순왕후가 묻힌 창릉이 조성되고 200여년 뒤 조선의 제19대왕 숙종의 원비 인경왕후 김씨의 익릉이 조성됐..

조선 왕릉(12) : 제1구역 동구릉(9)

왕실의 혼례인 가례(嘉禮)는 의식 절차와 진행을 의궤(儀軌)로 기록하였는데, 조선시대 왕과 왕세자의 가례 의식을 기록한 『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는 20여 건이 된다. 왕의 혼례식을 살펴보면 대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가례는 좁게는 관례나 혼례를 의미하는데 왕가에서는 왕의 등극이나 왕세자, 세손 등의 책봉 의식 또는 대비나 왕대비에게 존호를 올리는 의식 등도 모두 가례라 한다. 관례는 성인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개 일반인은 20세에 올리지만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며 혼례를 치르기 전에 행하는 의식으로 변했다. 조선시대에 왕가의 혼례는 근본적으로 유교식이다. 유교의 혼례는 육례(六禮)라 하는데 납채(納采), 납징(納徵), 고기(告期), 책비(冊妃), 친영(親迎), 동뢰연(同牢宴)의 순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