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왕후 2

조선 왕릉(60) : 제3구역 헌인릉(2)

원경왕후에 대해 잘 알려져 있는 것은 함흥차사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 태조가 함흥에서 돌아올 때 태종이 직접 교외로 나가서 태조를 맞이하려 하자, 하륜 등이 말리면서, 태조의 진노가 아직 다 풀어지지 않았으니 모든 일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큰 장막을 받치는 굵고 높은 기둥을 많이 세우게 하라고 조언하였다. 태종이 이를 허락했는데 태조가 태종을 보고 별안간 활을 쏘자, 태종은 급히 순간적으로 기둥 뒤로 몸을 피해 화살은 기둥에 꽂혔다. 그러자 원경왕후 민씨가 화려한 대례복을 입고 나타나 태조에게 큰 절을 올린 후 이렇게 말했다. ‘아버님. 너무도 오래 고생하셨습니다. 사냥을 즐기시는 줄 잠깐 잊어 준비가 없사오나 남은 화살이 있으니 다시 한 번 쏘아보십시오.’ 난데없이 태상왕이 활을 쏘는 바..

조선 왕릉(59) : 제3구역 헌인릉(1)

강남구 내곡동 대모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헌인릉(獻仁陵, 사적 제194호)은 조선 제3대 왕인 태종과 왕비 원경왕후의 능인 헌릉과 제23대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 인릉을 합쳐 이름 붙인 곳이다. 과거부터 서울시의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우거진 숲 속이 일품이며 헌릉에는 아름다운 오리나무 숲에 둘러싸인 습지가 있는데 이것은 사전에 계획된 일이다. 오리나무는 장수목으로 옛날에 도로의 오리(五里)마다 심어놓고 거리 표시를 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조선시대에는 오리나무를 능역의 입구 습한 지역에 인위적으로 심어 관리했는데, 낙엽활엽수의 교목(큰나무)으로 습하고 비옥한 정체수(停滯水)가 있는 토양에서 잘 자란다. 목질부가 견고하고 붉은색을 띤 이 나무는 양수로 능역 남측의 합수지(명당수) 연못(주작) 근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