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왕후 5

조선 왕릉(56) : 제3구역 태강릉(4)

보우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많은 이점도 있었지만 전적으로 문정왕후의 권력에 의지했다는 점이다. 유학자들은 문정왕후가 죽기만 기다렸는데 결국 문정왕후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하자 결과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문정왕후의 장례를 마치자마자 유생들이 보우의 처벌과 불교탄압을 주장하는 상소문을 올렸는데 문제는 명종으로 볼 때 막을 힘도 의지도 없었다는 점이다. 상소가 잇다르자 명종은 보우의 승직을 박탈하고 서울 근교의 사찰 출입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유생들은 이런 조처에 만족하지 않고 보우의 처형을 주장했다. 문제는 보우가 불법을 저지렀거나 탐학을 자행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그의 죄목은 다만 ‘요망하다’는 것이다. 이덕일 박사는 보우도 문정왕후가 사망하면 자신에게 죽음이 온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고 적었다..

조선 왕릉(55) : 제3구역 태강릉(3)

문정왕후의 불교에 대한 비호가 본격화되자 조선 유생들은 그녀가 수렴청정을 하고 있는 동안, 암탉이 수탉으로 바뀌었다고 비아냥대는 상소를 네 번이나 올렸고, 실록을 편찬한 사서들 또한 명종이 죽은 후 그녀가 명종에게 회초리를 때린 것 등을 비롯하여 ‘아들에게 불선(不善)을 가르친 어머니’라고 폄하했다. 그런데 암탉이 수탉으로 변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코미디다. 현대인이 과학적으로 암탉이 수탉으로 바뀐다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당대에 그런 상소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바로 그 내용이 심지어 『명종실록』 명종 6년 2월에 나온다. ‘암탉이 수탉으로 변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변괴입니다. 옛날 송(宋) 휘종(徽宗)이 임영소(林靈素)를 받들었는데, 그때 부인이 남자로 변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암..

조선 왕릉(53) : 제3구역 태강릉(1)

서울시 북부에 있는 제1구역과 제2구역의 능을 답사한 후 3번째의 답사는 기본적으로 서울 시내에 있는 왕릉이다. 제3구역은 태강릉, 의릉, 헌인릉, 선정릉을 목표로 하는데 서울시에 있음에도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서울이라는 도회지 안에 있으므로 오히려 유명세를 받지 못하고 푸대접 받고 있다고 설명될 정도다. 다행히 이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자 일반인들의 관심들도 높아져 근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왕릉이 갖고 있는 뜻 깊은 의미를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은 서울시내에 있으므로 자동차보다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추천한다. 태강릉(太康陵, 사적 201호)은 제11대 중종 제2계비 문정왕후 윤씨의 능인 태릉과 제13대 명종 및 인순왕후 심씨의 능인 ..

조선 왕릉(43) : 제2구역 서삼릉(9)

문정왕후와 인성왕후의 싸움이 100% 진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하튼 인종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측하고 이복동생인 경원대군(명종)에게 전위하도록 분부하여 결국 즉위 9개월 만에 사망한 단명의 왕으로 기록된다. 문정왕후의 악착스러움에 의해 12살의 명종이 등극하자 문정왕후는 수렴청정에 들어간다. 사실 조선왕조에서 수렴청정은 생소로운 것이 아니다. 예종과 성종이 정희왕후의 수렴청정을 받았은데 이때는 형식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문정왕후에게는 어림없었다. 특히 명종 시대에는 문정왕후 이외에도 외삼촌 윤원형과 그의 정부 정난정, 더불어 문정왕후가 힘을 실어준 승려 보우(普雨)까지 줄줄이 등장하면서 명종은 왕이면서도 늘 조연일 수밖에 없었다. 사건이 복잡해진 것은 인종과 명종의 지지세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

조선 왕릉(42) : 제2구역 서삼릉(8)

③ 효릉 효릉은 제12대 인종(1515〜1545) 및 비 인성왕후(1514〜1577) 박씨 능이다. 인종은 희릉에 안장된 장경왕후의 맏아들로 1515년에 태어났는데 생모 장경왕후가 7일만에 사망하여 문정왕후 윤씨의 손에서 자랐다. 1520년인 여섯 살에 세자로 책봉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3세 때부터 글을 배워 익히고 8살 때 성균관에 입학하여 학문을 익혔다고 한다. 인종은 세자 시절부터 인품이 남달랐다. 언제나 몸가짐에 흐트러짐이 없이 바른 자세로만 앉아 공부에 열중했고, 언동은 때와 장소에 어긋남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검약하고 욕심이 없어서 일찍이 시녀 가운데 호화로운 옷을 입은 자가 있으면 곧바로 궁궐에서 내보내 궁중 안에서 특별히 엄하게 단속하지 않아도 잘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인종의 성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