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빈은 한국 사극에 등장하는 역사인물 가운데 가장 논쟁이 뜨거운데 이는 그처럼 다룰 수 있는 많은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쟁적인 인물은 진면목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데 과장과 포장이 난무하며 더불어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녀는 조선 숙종 때에 펼쳐진 격렬한 당쟁 한복판에 있었다. 당시 서인과 남인, 노론과 소론,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린다는 것이 핵심인데 특히 서인, 그 가운데서도 노론은 장희빈을 희대의 악녀로 몰았다. 그들의 큰 스승 송시열 등이 장희빈의 왕비 책봉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 김향은 『악녀의 세계사』에서 역사적으로 악녀라 불리는 42명을 꼽았는데 이 중에 한국인으로는 조선조 태종 이방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