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의(看病醫) 2

조선 왕릉(38) : 제2구역 서삼릉(4)

의녀들은 대부분 관비 출신이었던 만큼 천비의 신분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애를 썼는데 그 유일한 방법은 양반의 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의녀를 첩으로 삼은 양반은 자신이 소유한 여종을 의녀 대신 관비로 넣고 의녀를 관비 신분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그렇게 되면 의녀는 양인 신분이 되고, 비록 서출이지만 그녀의 자식도 양인으로 살 수 있었다. 당시 의녀들은 양반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기녀처럼 노골적으로 술을 따르고 몸을 팔지 않으면서도 은밀히 정을 통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의녀들로서도 양반들과 비교적 가까이 상대할 수 있으므로 양반의 첩으로 들어가 신분상승을 꾀하는 것은 그녀들이 원하는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의녀의 기본 임무는 간병이다. 부인병에 대해서는 의원으로서 진맥·시침하고 임산부가 있으..

조선 왕릉(37) : 제2구역 서삼릉(3)

의녀가 무엇인지 일반인들이 모두 알게 된 것은 공전의 흥행에 성공한 2003년 TV드라마 「대장금」 때문이다. 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극으로, ‘장금’이 여인의 몸으로 조선시대 최고 의녀의 길을 걷는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대장금이 최고의 의녀로서 궁중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 사상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의료제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여자 의사의 양성이다. 성리학의 영향으로 ‘남녀칠세부동석’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질 정도로 남녀의 구별이 엄격해지자 많은 부녀자들이 남자 의사의 진찰을 거부하였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희생자들이 생겨나기 일쑤였다. 아무리 가벼운 병이라도 전문인으로부터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면 곧바로 악화되고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